로하스
경제 [책]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관리자   2016.10.23 22:21:21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Noam Chomsky deux Heures de Lucidite)

드니로베르, 베로니카 자라쇼비치가 인터뷰하고

레미 말랭그레가 삽화를 그리고

강주헌이 옮기다

펴낸곳 : 시대의창

펴낸날 : 2013-11-11


노암 촘스키 (Noam Chomsky)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촘스키는 생성문법이론으로 언어학의 한 획을 그음으로써 20세기의 가장 탁월한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1928년에 태어나 27세에 미국 MIT 대학의 전임강사, 33세에 정교수, 38세에 석좌교수, 48세에 '인스티튜트 프로페서'(하나의 독립된 학문기관에 상응하는 존재)가 된 그는 지금까지 70여 권의 저서와 1천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촘스키를 "인류 역사상 가장 자주 인용되는 여덟 번째 인물"로 묘사했으며, <뉴욕 타임스>는 "생존하는 가장 중요한 지식인"으로 일컬었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언어학자로만 머물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언어학ㆍ철학ㆍ인지과학ㆍ심리학뿐 아니라 정치ㆍ경제ㆍ역사ㆍ사회ㆍ문화ㆍ 사상 등 다방면에서 학문적 성과와 탁월한 성찰을 보여온 그는 세상의 왜곡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뜨거운 열정을 거침없이 불살라왔다. 온갖 편견과 음모와 거짓으로 얼룩진 미국(아니 전세계) 주류 지식인 사회와 지배 권력의 심장을 후벼대는 그의 야유와 독설은 나이를 먹을 줄 모른다.

만약 당신이 미국을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착각하고 있거나 "제3의 길"과 같은 중도 좌파의 슬로건에 심취해 있다면 촘스키의 얘기를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촘스키의 모든 비판은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토대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당신은 왜곡된 정보를 토대로 형성된 고정관념을 버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뜨게 될 것이다.

촘스키는 자신을 향한 어떤 비난과 질시에도 개의치 않는다. 그 비난은 대개 자신들의 치부를 들춰내는 "빌어먹을 촘스키"를 향한 발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그를 비난하는 자들은 대개 타락한 지배 권력의 주류이거나 그들에 기생하여 먹고사는 타락한 먹물들이다). 촘스키는 1967년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 기고한「지식인의 책무」에서 "지식인은 정부의 거짓말을 세상에 알려야 하며, 정부의 명분과 동기 이면에 감추어진 의도를 파악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비판은 특히 미국의 외교정책-언론-지식인의 유착에 주목하여 그 본질을 폭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그 연장선에서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의 야만성과 실상을 깊숙이 파헤쳐 왔다.

이 책은 두 탁월한 인터뷰어가 촘스키와의 거침없는 대화를 통해 핫이슈에 관한 촘스키의 통찰을 절묘하게 정리해내고 있다. 단 두 시간 동안의 대화에 진실의 메신저로서 촘스키의 40년 작업이 집약되어 있다.


"나는 지난 세월 미국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잘 알고 있다"

소말리아 사태에서 미국은 독재자를 지원했습니다. 독재정권이 전복되자 소말리아는 무질서 상태에 빠져들어 내전과 기아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어떤 형태로도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이윽고 내전이 수그러들고 기아 문제가 해결되면서 상황이 개선되었지만, 인도적 지원은 주로 적십자 활동을 통해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당시 선전적 차원에서 개입할 생각을 품은 미국은 해병대를 파견해서 해병들이 어린아이들에게 샌드위치를 나눠준다면 모두가 미군을 환영할 것이고 미군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 계산했습니다. 실제로 미 해병의 활동은 이런 식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완전군장을 한 미 해병이 적외선 장비까지 갖추고 밤을 틈타 상륙하는 모습이 텔레비젼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습니다. 미 해병이 이 감동적인(?) 상륙 장면을 선전하려고 상륙 지점을 텔레비젼 방송국에 미리 알려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카메라 불빛이 너무 강렬해서 해병들은 눈을 뜰 수조차 없어 카메라맨들에게 라이트를 꺼달라고 애걸까지 했다고 하니까요. 선전효과를 노린 그런 촌극에 언론조차도 웃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곧 난관에 직면했고 주저없이 총을 쏘아댔습니다. 기아에서 구원된 사람만큼이나 그들의 총에 무수한 사람이 죽어갔습니다. CIA의 보고서에 따르면, 약 1만 명의 소말리아 인들이 그렇게 희생되었습니다.

- 촘스키, 본문에서

 

목록
목록 보기 / 숨기기